왜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았나?

신정훈

  그리스도교인은 대부분 진화론을 부정한다. 인간이 원래부터 있지 않았고 원숭이 비슷한 동물에서부터 진화했다는 것은, 야훼의 창조 이야기와 완전히 불일치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이 나온 지 백 년이 지났고 과학계에서 정설로 다루어지고 수많은 증거가 있어도, 미국에서는 아직도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창조론을 내세우면서 과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그럴 듯하게 들리는 (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웃기는 소리인) 주장을 하지만, 일반적으로 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반문이 있다.

뭐야, 우리가 원숭이에서 진화했다고? 그럼 지금 있는 원숭이는 뭐야? 시간이 지났으면 그 원숭이들도 인간으로 진화했어야지?

사실은 이것은 내가 중학생일 때 우리 학교 교목(학교 목사)가 한 말이다. 당시 중학생의 머리로는 별로 답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가장 진화한 존재"라는 전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인간이 가장 진화한 존재라는 건 인간의 시각으로 봤기 때문에 생긴 편견이다.

 얼마 전에 동물의 각 특징이 어떻게 나타났는가에 대한 6부작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제 1 부가 아마 동물이 가진 운동력의 기원에 대한 것인데, DNA 분석을 통해, 지구 상의 모든 동물의 운동 능력은 현재 바다 속에 있는 말미잘류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 주었다.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나의 잘못된 관점을 하나 바로 잡아 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이 진화의 최종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다큐멘터리를 보면 말미잘이나 해파리류 등, 인간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지극히 단순한 생물들이 수 억 년의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 바닷속에서 번성하고 있다. 생명의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처럼 지적인 사고 활동을 하여, 고차원적 행복을 느끼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가? 지금 당신 몸 위에는 수 억 마리의 세균이나 진드기 등이 붙어 있다. 당신의 내장 속에도 수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어쩌면 기생충도 살고 있을 것이다. 이들도 살아 간다. 만약 번성이 수(number)라는 측면만 따진다면, 세균이나 박테리아의 수가 지구 상의 인간보다 더 많고, 이들이 더 번성한 존재가 될 것이다. 바이러스는 뇌도 없고 아무런 감각 기관도 없다. 이들이 하는 일은 평소에는 죽은 듯(?)이 있다가 숙주 세포를 만나면 안에 들어가 자기 DNA를 복제하는 것 뿐이다. 이것들도 살고 있다. 이들은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능과 숫자, 각각 생존을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고, 서로 다른 길을 택한 것이다. 인간이 가장 진화한 존재라는 건 인간의 편견일 뿐이다.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은 자기가 살아가는 데 가장 편리하게 되어 있고, 또 계속 그렇게 바뀌어 가고 있다. 그렇게 되지 못한 종은 사라진다.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진화하지 않아도 그들이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연도 작용했다.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길 중에서 한 부류는 이런 길을 택했고 다른 부류는 저런 길을 택했다. 원숭이와 인간의 공동 조상 중, 한 부류는 우연히 생긴 환경 변화에 직립 보행을 하는 것으로 대처했고, 나머지는 이전 방법으로도 별 지장이 없었기에 별로 바뀌지 않고 그대로 살아 왔다. 앞으로 환경이 바뀐다면 원숭이도 지금과 다르게 진화할 것이다. 물론 우리 인간도 다르게 진화할 것이다.

   생명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있다면 끊임 없는 복제 정도일까? 내 생각에는 태양이나 목성이 그냥 생겨나서 도는 데 아무런 목적이 없듯이, 생명에도 아무런 목적이 없다. 인간의 잣대로 본다면 바이러스나 세균들은 왜 사느냐 싶겠지만, 그들은 그냥 살고 있다. 어쩌면 또 인간의 관점으로, 바이러스가 있어서 다른 생물에 도움이 되는 점이 있다고 하겠지만, 과연 바이러스 자신이 정말 그러려는 목적으로 태어나서 살고 있을까? 마치 태양이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태양이 인간을 비추려고 태어났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다. 그리스도교인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다.

  이 글을 본 사람은,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진화론에 대한 반박으로 왜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았느냐고 했을 때 반박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Copyleft 2008 Sin Jeong-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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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트교의 압력으로 지금은 살 수 없는 책이지만 어떤 사람의 노력으로 PDF로 만들어져 읽을 수 있습니다. 스캔 과정에서 화질 열화와 오자가 좀 있습니다.
리처드 도킨슨의 다큐멘터리로, 역사상, 그리고 현재 종교가 얼마나 많은 전쟁, 폭력, 차별, 해악을 가져왔는지 설명합니다.
리처드 도킨슨의 다큐멘터리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퍼져가는 이야기와 주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중세 사람들처럼 무지몽매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거짓된 "과학적" 사실들을 내새워 창조를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비디오에 나오는 헛소리 중 일부는 제가 어릴 때 실제로 교목(학교 목사)로부터 들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거짓으로 창조론을 전파하려는 무리들을 경계합시다.
아직 논리적 분별력도 제대로 없는 아이들에게 그들이 죄인이라고 세뇌해 정신나간 듯이 울게 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죄가 있습니까, 목사와 부모에게 죄가 있습니까?